“실업률이 줄었는데 왜 고용률은 그대로일까?”

“실업률이 줄었는데 왜 고용률은 그대로일까?”

– 통계의 함정 속 고용지표의 진실

1. 실업률과 고용률, 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뉴스를 보며 이런 의문을 가집니다. “실업률이 낮아졌다고 하는데, 왜 체감은 그렇지 않지?”
이는 실업률과 고용률이 서로 다른 통계지표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두 지표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도 하지만, 서로 엇갈리는 흐름을 보일 때도 많습니다.

먼저 정의를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실업률 =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 수 / 경제활동인구) × 100
  • 고용률 = (취업자 수 / 생산가능인구) × 100

즉, 실업률은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 중 구직 중인 사람의 비율’, 고용률은 ‘전체 일할 수 있는 사람 중 실제로 일하는 사람의 비율’을 말합니다.

2. 실업률이 낮아도 고용률이 낮을 수 있다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만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구직을 포기한 사람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취업을 원했지만 오랜 시간 구직에 실패해 결국 포기한 사람은 실업자로도, 취업자로도 잡히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며, 실업률 계산에서 제외됩니다. 따라서 구직포기자가 늘어나면 실업률은 오히려 낮아지는 착시가 생깁니다.

📉 실업률 ↓ = 고용이 늘어서가 아니라, 일할 의사가 있는 사람이 줄어서일 수도 있다!

반면, 고용률은 일할 수 있는 나이대의 전체 인구(15세~64세 등)를 기준으로 계산되므로,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사람도 간접적으로 반영됩니다. 그래서 실업률은 떨어졌는데 고용률은 그대로거나 심지어 떨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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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왜 이런 통계 구조가 만들어졌을까?

국가 통계는 국제 기준에 따라 작성됩니다. 실업률은 국제노동기구(ILO)가 정의한 “적극적으로 구직 중인 사람”만을 실업자로 보기 때문에 현실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실제로 아래 사례처럼 같은 상황이라도 실업률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사례 1: 100명 중 60명이 경제활동(취업+구직) 중, 5명이 실업자 → 실업률 8.3%
  • 사례 2: 경제활동참여율이 떨어져 50명만 참여, 그중 실업자 2명 → 실업률 4%

두 번째 사례는 실업률이 낮아졌지만 경제활동에서 이탈한 사람이 많아졌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고용 상황이 좋아졌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4. 대표적인 괴리 사례: 코로나19 팬데믹

코로나19 기간 동안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실업률과 고용률은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구직을 포기하면서 비경제활동인구가 증가했고, 실업률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고용률은 뚝 떨어졌습니다.

🔻 “실업률 하락 = 고용 개선”이라고 해석하면 정책 오류를 낳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위기 상황에서는 고용률과 경제활동참가율(생산가능인구 중 경제활동 중인 비율)까지 함께 봐야 노동시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5. 청년층 실업률 vs 체감실업률

청년층의 경우 이러한 괴리는 더욱 큽니다. 예를 들어 통계청은 15~29세 청년 실업률이 7%라고 발표하지만, 체감 실업률(확장실업률)은 20%가 넘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단시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취업자’가 많음
  • 공무원 시험 준비 등으로 실업자에 포함되지 않음
  • ‘불완전 취업’이나 ‘잠재 구직자’는 실업률에 반영되지 않음

그래서 ‘청년실업률’ 수치는 낮아 보여도, 체감은 훨씬 더 나쁠 수 있습니다. 확장실업률, 비정규직 비중, 평균 근로시간 등 다른 지표를 함께 보아야 현실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6. 정책 수립 시 주의할 점

정부가 실업률만 보고 일자리가 늘었다고 판단하면 고용의 질, 지속 가능성, 취업자 수의 구조적 변화를 간과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실업률이 낮아졌다고 해서 무조건 금리를 인상하거나, 고용 정책을 축소한다면 노동시장 이탈자에게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통계의 본질을 이해하고, 다음과 같은 지표를 복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고용률: 실질적 일자리 확보 상황
  • 경제활동참가율: 노동시장 참여의지
  • 확장실업률: 체감 실업상태
  • 취업자 수 추이: 일자리의 양적 변화

7. 결론: 숫자에 속지 말자

실업률이 낮다고 해서 고용이 늘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특히 인구 구조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 지금, 고용률과 경제활동참가율의 흐름을 함께 읽어야 합니다.

단순한 숫자 뒤에는 포기한 청년, 일하고 싶은데 기회가 없는 중장년, 돌봄 때문에 경력단절된 여성들이 있습니다.

통계를 읽을 줄 아는 것은 정책의 방향을 제대로 잡기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단순한 실업률 수치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복합적인 시선으로 노동시장을 바라보는 안목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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